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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여인을 가슴에 품은 남편 초연 김은자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싸늘한 아스팔트를 뚫고 아주 작은 식물이 고개를 들면 누구나 생명의 약동에 경이로움이 느껴지지 않을까. 거기에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면 대개는 환호하리라 여긴다. 친하게 지내는 K교수가 “딴 여인을 가슴에 품은 남편”이란 내 글에 “사랑은 생물”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사랑은 싹트고 자라고 꽃 피고 열매 맺고 그리고 시들며 죽어간다는 과정이 저 말 속에 함축된다. 그리고 H칼럼리스트는 어쩌면 그렇게 슬픈 시를 썼느냐며 인생의 비극이란 댓글을 주었다. 우리의 만남 속에서 여러 굴곡의 파장이 있다고 여겨진다. 이제 오랜 투병의 내 남편의 배설물을 위생장갑을 끼고 치우면서 마스크를 하지 않고도 냄새를 견딜 수 있는 지경 까지 변한 나를 만났다. 그의 코고는 소리가 아무리 우렁차도 나는 불면증 같은 것도 없고, 십 오년을 장기투병하면서 사위어가는 육신의 모습을 가까이 보면서 그래도 오래 살기를 기도하는 나를 본다. 처음에는 남편이 뇌경색으로 쓰러졌을 때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줄 알았다. 내가 가장 거북해 하는 말이 미망인未亡人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란 뜻으로, 남편이 죽고 홀로된 여자를 이르는 말이다. 그러구러 난 아직 홀로되는 않았으니 그렇게 불행하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 중요한 사항은 남편의 투병을 지켜보면서 나는 애타는 사부곡을 글로 쓸 수도 있었고 시비詩碑를 세울 수도 있었다. 제3시집을 내면서 나에게 찾아온 글을 쓰는 작업이 새삼 너무나 소중해 진다. 공감대가 남다른가! “딴 여인을 가슴에 품은 남편”이 문에춘추의 ‘빅토위고 노벨상 수상 기념상’에서 수상의 영광을 누리게 한 작품이 되었다. 오스트리아의 콜린 맥컬로우 작가는 ‘가시나무 새’에서 가장 훌륭한 결과는 위대한 고통 속에서 얻는다는 말을 했다. 내가 문학계에서 늦었지만 이렇게 집필을 할 수 있음에 무한대의 긍정치를 부여하며 감사한다. ― 김은자, 책머리글 <머리에 두는 글>
- 차 례 -
머리에 두는 글
제1부 딴 여인을 가슴에 품은 남편
덧없는 생애의 살점 ‘드럽다’라는 말결 가르칠 수 없는 것 그 옛날 얼음과자 그 이름만 들어도 꿈의 세계에서 암시 노모라 그런가 보다 놓아 보았니? 마음을 여미며 딴 여인을 가슴에 품은 남편
제2부 웃고 있어도 가슴이 우는 날 웃고 있어도 가슴이 우는 날 어수선한 날 이기심의 호미질 마음의 소리가 들려 세상이 뒤숭숭 슬픔이 나를 향하면 앙상하게 남은 의리 역사의 고발 앞에 외 사랑의 미로 응징에 버거운 세상
제3부 애착하는 그 슬픈 목숨 애착하는 그 슬픈 목숨 잘 살아내야 한다. 딸아! 희망이 걸어오는 듯 환희의 영토 정성스런 마음으로 질투 그 괴물 벗님이 국영방송에 허물어지는 시간아 헌신을 굽어보며 밤의 열기가 고문
제4부 배 고래에 떡 진 때 배 고래에 떡 진 때 결핍의 길목 나중에 내 마음 따라 가다가 내가 나와 같이 있는 순간 못 다한 생의 노래 배려의 옷자락 언어의 섬유질 본태 성 수집증 쇳대는 열쇠의 방언
제5부 이지러진 달의 언어 이지러진 달의 언어 설정의 긍정치 솜사탕 구름의 미소 아직도 알아차리기 용건 없는 전화 울타리에 호박잎 인식과 연민의 경계선 종로의 종소리 창밖에 비가 오는 날
제6부 시와 숲길 찬가 시와 숲길 찬가 가시나무 새의 노래 탐진치 더미들 편리함의 늪지대 푸른 잎사귀 가려진 생명 한 톨의 씨가 햇빛 찬란한 봄날에 거덜 난 존심 살아 숨 쉬는 언어 알아차림의 속성
● 서평

[2017.10.01 발행. 123쪽. 정가 5천원(전자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