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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더미 신송 이옥천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감개무량해 가벼운 발걸음으로 서른아홉 번째의 시집 저자의 말을 쓴다. 낮은 언덕에 고삐 꼭 잡은 채로 먼지 뿌옇게 날리며 잇달아 달려온 길, 까마득히 반추하니 무엄하기도 하고 대범하기도 하여 한편 자랑스럽기도 하다. 필을 잡으니 지난날들이 주마등 필름이 화면으로 소리 없이 스쳐 가슴을 엔다. 등 죽지 혈한 적시며 백랍 꽃 피우면서도 내핍으로 졸라매어 쌓아 올린 저 철옹성은 순간의 폭우와 사태로 집 한쪽이 무너지고 담장으로 쌓아놓은 장작더미 울타리마저 허물어졌다. 채 보수하기 전에 예쁜 도적 떼 달려들어 기둥뿌리 뽑아가고 장작마저 산산이 분배하니 다리가 흔들리고 머리가 어지럽고 암담해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다. 뒤뜰에 그나마 조금 남은 장작더미 금 쪽이요 은 쪽이라, 함부로 아궁이에 집어 널 수가 없다. 그러나 어찌하리. 엄동설한 이 추운 날 아깝고 소중하지만 냉골로는 살 수 없으니 뜨끈하게 온돌 데울 수는 없어도 최소한 미지근하게라도 군불 지피지 않을 수 없어 하나하나 끌어내려 물을 데우고 군불 지핀다. 뒤뜰에 쌓인 이 장작더미 다 땔 수는 있을까. 다 때고 나면 장작 누가 어디서 보내 줄까, 아니 너무 아끼다가 다 때지 못하고 남으면 도적 떼들 쌈만 붙일 텐데, 노심초사하는 기우의 몽상 속에 허덕인다. 남으면 쓰지 못해 가슴 아프고 모자라면 처량한 몰골 자명한데 짊어지고 갈 수도 없고 끙끙 데며 짊어지고 가 봤자 거기서는 소용없는 물건 어찌해야할지 밤마다 기우에 잠겨 몽상 중이다. ― <머리말>
- 차 례 -
저자의 말
제1부 기력은 아직 상실의 시기 무색하게 한다 노과수 한 그루 걸어갈 길 소나기 한 조금
뜨락의 대추 걸려들 뻔 청춘카페 자유의 현실 앞뒤가 다르다 청맹의 발길 안산 모꼬지 오히려 다행인 것을 폐기물의 영양가 한 송이 꽃 외로운 채찍 이별의 맛 길벗의 눈길 보람 길 찾아 미소 진 얼굴 일관된 작심 개구리 지혜
제2부 허물 벗어야 광명 길 맛볼 수 있다 광명의 새길 추상 꽃 한 송이 참새 한 마리 산문에 든다 올곧은 보행 청조의 비상 닫힌 문 광풍 불던 날 기다림 1 기다림 2 기다림 3 기다림 4 기다림 5 답을 찾는다 나의 위치 스타일 지키기 새삼스러운 것들 나를 사랑하는 방법 빛을 찾아 명인 좇아
제3부 이 꽃방석 싫어할 자 뉘기도 없다 팔월의 엽서 날마다 기적이다 진국의 얼굴 태연이와 주인 고독의 한풍 목장에서 화가 날 때 회심 길 손맛의 차 詩의 맛 이색의 세계 단금질의 선물 먼저 낮아질 때 나도 예술가다 하찮은 것도 이 작은 것이 나를 돌아보며 하늘이 뿌옇다 놓아 주기 대지의 야성
제4부 삶의 길은 거친 진화의 척도다 진화의 삶 명상의 집 곡선 속의 진주 조약돌 길 인연 위한 배려 관리자의 무게 플라타너스의 옹두리 신천지 향해 냄새가 난다 7월을 보내며 작심 신뢰의 향기 색안경 끼고 당당한 신세 마음의 때 신심의 정 짧은 눈 황홀한 시간 짧았던 반성 힘을 만든다
제5부 작은 돌은 청탑의 쐐기로 쓰인다 시각 따라 인생의 묘미 36.5도의 체온 인향의 빛 아베의 아집 오늘의 동력 명상의 약 불면증의 특효약 삼다 길 반추 속의 봄 창밖의 비 냄새가 난다 피안처 찾아 후회는 없다 필연의 힘 준령 길의 잠깐 그리움은 이 가슴에 인고의 선물 삶의 길 장작더미

[2019.11.11 발행. 118쪽. 정가 5천원(전자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