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말했네
윤 준 경
거울 속 떡잎 같은 여자에게
네가 말했네
‘더 늙지 말고 이대로 죽었으면....’
거울 밖으로 홱 나가며
‘아차!’ 하는 걸
내가 보았네
‘아, 행복하다’고 너는
아침에게 말했네
‘아, 시원해’라고 너는
바람에게 말했네
‘하나님 감사합니다’ 고 너는
밥에게, 물에게, 사람에게 말했네
나는 묻지 않았네
‘정말 지금이냐?’고
‘아니....’
네 속의 대답을
내가 들었네

윤준경
경기 양주 출생. 1973년 주부백일장 입상, 한국시인협회·국제PEN한국본부 회원, 한국가곡작사가협회이사, 공간시낭독회 상임시인
시집에 ‘시와 연애의 무용론’ 등 6권이 있다.